좋은 말들

늘, 혹은 때때로 / 조병화 시

접장 2008. 12. 28. 14:20

늘, 혹은 때때로

생각나는 사람이

있다는 건 얼마나

생기로운 일인가

늘, 혹은 때때로

보고 싶은

사람이 있다는 건

얼마나 즐거운 일인가

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

시간들 속에서

늘, 혹은 때때로

그리워지는

사람이 있다는 건

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

그로 인하여

적적히 비어 있는

이 인생을

가득히 채워가며

살아갈 수 있다는 건

얼마나 고마운 일인가

가까이, 멀리,

때로는 아주 멀리

보이지 않는

그곳에서라도

끊임없이 생각나고

보고 싶고

그리워지는

사람이 있다는 건

얼마나 지금, 내가

아직도 살아 있다는

명확한 확인인가

아,

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

얼마나 따사로운

나의 저녁 노을인가.